대학원에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 중에, 자신은 조용히 책 읽는 거 좋아하고 밖에 나가는 거 좋아하지 않고,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을 좋아해서 대학원에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어떤 성격 유형이 대학원 진학 (연구실에 들어오는)에 유리한지 제 경험에 의해서 공유하고자 합니다.
1. 내성적? NO, 외향적! - 뻔뻔스러운게 낫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사람들이 대학원 연구실 생활에 잘 맞을거 같죠? 아닙니다. 전혀 반대의 성격이 훨씬 더 적응이 빠릅니다. 우선, 발표가 엄청 많습니다. 수업뿐만 아니라, 데이터 세미나, 무슨 학회, 하나가 끝났다고 하면 또 하나가 생기는 게 대학원입니다. 간단한 랩 미팅을 할 때도 사람들 앞에서 나의 생각과 주장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돈 많은 실험실은 기구와 실험 재료들이 거의 다 구비되어 있는데, 돈이 없는 실험실은 매번 빌리러 다녀야 합니다. 어떤 실험은 빌려주는거 끔찍이도 실험하고 경계하는 연구실이 있는데, 교수님은 그곳에 뭐 좀 빌리고 오라고 하면 벌써부터 부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대학원도 친화력이 좋고 밝고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게 크게 긴장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학원 생활을 잘합니다.
물론, 내성적인 사람들도 이 과정을 잘 이겨내면, 성격도 변하고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고 발표하는 실력도 점점 늘어납니다.
2. 꼼꼼함.
내성적이고 조용하다고 해서 항상 꼼꼼한게 아닙니다. 실험을 잘하는 사람은 우선 꼼꼼합니다. 스스로 기록하고 틀린 게 없는지 항상 살피고 내가 실수할 수 있는 부분들을 체크하고 실험 과정을 지속적으로 챙겨봅니다. 하지만 꼼꼼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냥 실험이 있으니깐 하고, 실험 과정도 그냥 하다가 어떤 게 부족하고 어떤 거 빠트리고 온갖 실수들이 발생합니다.
실험실은 외향적이냐, 내성적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꼼꼼하나 아니냐로 따져야 합니다.
자신이 좀 덜렁대고 집중력이 좀 떨어지는 사람이라면 항상 그것을 인지하고 실험을 적응하기 전까지는 스스로 신경을 써야 합니다. 특히 실험실 초반에는 꼼꼼하게 해도 실수하는게 실험인데, 꼼꼼하지 않고 생각 없이, 하면 무조건 실수가 발생하게 되어 있습니다.
실험은 잘못된 실수로 전부 갈아엎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되는것들이 많습니다. 이것은 스스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고 지치게 만듭니다.
3. 곰 과 여우 (열정과 인내심)
제일 좋은 곰과 여우 모든 성향을 가지는 거겠죠? 하지만, 꼭 둘로 나눠서 보자고 하면 짧게 보면 여우가 좋고 길게 보면 곰이 좋습니다. 여우를 닮아라 하는 점은 자신의 연구에 애착과 애살을 가져라는 말이고 곰을 닮아라 것은 하나의 실험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덤덤하고 우직하게 해라는 뜻입니다.
길게 본다면 곰같은 성격이 좋습니다. 다른 직업군도 그렇겠지만, 연구실 생활이 정말 작은 일들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작은 일들에 하나씩 휘둘리면 결국 자신의 연구에 차질이 옵니다. 결과가 잘 안 나와도 또다시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길게 쭈욱 가는 편이 좋습니다.
4. 자기 주도성
저도 많은 선배와 후배를 봤었지만, 정말로 스스로 계획잡고 할 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히 연구실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처음에 들어왔을 때야 선배들과 함께 실험하며 배우는데 시간이 잡히지만 점점 익숙해지면 스스로 독립하면 선배들도 이제 무엇을 해라 저것을 해라 이렇게 지시를 내리지 않습니다.
자기 실험은 자신이 계획을 하고 선배들과 교수님께 스스로 물으면서 앞으로 나가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렇게 스스로 잘하는 사람에게든 또 선배들이 그 친구를 많이 도와주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선배들이 아무것도 시키지 않았다고 해서 가만히 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처음에야 낯가림 때문에 그럴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적응했음에도 불구하고 가만히 있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5. 호기심
무슨 일이든 원리를 알고 싶어하고 호기심이 강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슨 뉴스가 나왔을 때, 어떻게든 기사를 찾고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궁금해하는 친구들 한 명쯤은 있을 겁니다. 그런 성격의 학생들이 대학원에 참 잘합니다. 논문을 하나 읽어도, 실험을 하나 배워도 교수님, 선배한테 묻고 스스로 찾아보는 게 습관이 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너무나 궁금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뭔가 계속 알아가고 싶어하고 배우고 싶어 해야 합니다. 실험실에서는 딱 하는 실험만 배우게 되어 있습니다. 논문을 읽다가 다른 실험은 무엇이 있는지 원리도 공부하고 다른 실험실에서 가서 그곳에서는 어떻게 실험하는지 궁금해야 하고 물어서 배우기도 해야 합니다.
마무리하며
어떤가요? 사실 실험실로 국한되어 이야기했지만, 모든 곳이 이와 비슷할 겁니다. 연구실도 결국은 사람 사는 곳이고 사람과 사람 관계에서 발생이 되는 곳입니다. 혼자만, 혼자힘으로만 되는 곳이 아니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협업하고 서로 도와주며 나아가야 같이 잘 되는 곳이 실험실입니다.
내성적인 사람들도 굳이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잘 적응하면 점점 발표 스킬, 브리핑 스킬, 후배들 가르치고 자신의 지식을 말하는 스킬이 점점 늘어납니다. 대학원 직학 하고자 하는 분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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